계엄 과정 곳곳에 흔적 남기고도…내란 수사 비껴간 '문고리 권력'[앵커]
윤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는 날 부속실은 왜 PC를 바꾸고 휴대전화를 파기하려 한 건지 취재기자와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보경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앞서 보도에서 등장한 강의구 부속실장, 어떤 사람인지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강의구 부속실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힙니다.
대검 중수부 평검사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검찰총장 당시 비서관을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1급, 대통령비서실 부속실장으로 발탁됐는데요.
부속실장은 가장 가까이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문고리 권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굉장히 길었다라고 할 수 있는데, 강의구 실장은 특히 계엄 당일에 윤 전 대통령의 손발처럼 움직였다라고 의심되는 정황이 여러 취재를 통해 확인되고 있어요?
[기자]
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결심하기 직전 대통령실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던 사람이 강 실장입니다.
이후 갑자기 윤 전 대통령이 '삼청동 안가'로 가 조지호 경찰청장 등에게 계엄 관련 지시를 했고요.
대통령실로 돌아와 계엄 준비를 할 때 윤 전 대통령 옆에서 수행했던 것도 강 실장입니다.
조태용 국정원장, 조규홍 복지부 장관, 최상목 경제부총리 등에게 "대통령의 지시"라면서 대통령실로 들어오라는 전화를 걸었고요.
국무위원들에게 나눠줄 계엄선포문을 10부 복사해서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달했습니다.
또 이후에 회의록 초안을 썼던 것도 강 실장이었습니다.
[앵커]
그리고 오늘 저희가 집중 보도해드린 게 부속실에서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게 아니냐 이렇게 의심되는 정황들이 나온 거죠?
[기자]
강 실장의 부하직원은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다가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고 합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하기 직전, 이런 일이 벌어진 건데 무엇을 없애려고 한 일인지 조사가 필요합니다.
강 실장은 한덕수 권한대행에게 보낸 텔레그램을 지운 정황, 또 휴대전화를 바꾼 걸로도 취재됐습니다.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휴대전화를 바꾼 이유는 무엇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럼 강 실장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 정황, 또 이유들에 대해 당연히 수사가 이뤄졌어야 합니다.
JTBC 취재로는 강 실장은 지난해 12월 30일, 검찰에서 피의자 신분이 아니라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계엄 당일 강 실장의 행적은 모두 다른 국무위원 조사에서 드러난 건데요.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의 행적, 그리고 계엄 선포 전후로 한 국무위원들의 회의 정황 이걸 가장 잘 알고 있을 사람이 바로 강 실장으로 지목됩니다.
증거인멸 시도 정황까지 확인된 상황인 만큼 수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알립니다]
JTBC 보도가 나간 이후 대통령실은 "강의구 부속실장은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전에 전혀 알지 못하였음. 비상계엄 선포 당일 저녁에 국무위원들 전화로 부른 것은 대통령의 지시를 따른 것일 뿐이며, 당일 국무회의 직전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비상계엄선포문을 복사해달라고 하여 그때 처음 비상계엄을 인지하였음. 이에 대해서는 경찰, 검찰 조사에서도 확인되었음"이라고 알려왔습니다.
관련 기사
[단독] "전자레인지에 휴대폰 돌리다 불꽃이.." 윤 탄핵안 가결 직전 '부속실 소란'
윤샘이나 / 2025-04-18 19:46
관련 기사
[단독] 강의구 폰에서 삭제된 '한덕수 메시지'…증거 인멸 정황
유선의 / 2025-04-18 20:01